장구 장단 기초: 굿거리·세마치·자진모리 이름과 덩·쿵·덕 구음 읽는 법
TUREFF• •0
장구를 처음 배우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 장단과 구음입니다. 국악에서 장단은 서양 음악의 박자와 리듬을 합친 개념에 가깝고, 구음은 그 장단을 입으로 읽는 소리입니다. 장구를 배우는 분뿐 아니라 국악을 귀로 즐기고 싶은 분에게도 도움이 되도록 기본을 정리했습니다. 장단의 세부 치는 법은 지역과 유파, 교재마다 다르니 여기서는 공통으로 통하는 뼈대만 다룹니다.
장구의 두 면과 기본 소리
장구는 오른쪽 채편과 왼쪽 북편(궁편)으로 나뉩니다. 채편은 가는 열채로 쳐서 높고 날카로운 소리가, 북편은 손바닥이나 궁채로 쳐서 낮고 둥근 소리가 납니다. 구음은 대체로 다음처럼 읽습니다.
- 덩: 양손을 함께 쳐서 채편과 북편이 동시에 울리는 소리
- 쿵: 북편만 치는 소리
- 덕: 채편만 치는 소리
- 기덕: 채편을 앞꾸밈음처럼 빠르게 두 번 치는 소리
- 더러러러: 채로 굴리듯 잘게 떠는 소리
같은 소리를 교재에 따라 다르게 적기도 하고, 장단 기보 방식도 하나로 통일되어 있지 않습니다. 배우는 곳의 표기를 따르면 됩니다.
소박과 박: 3분박이 기본입니다
국악 장단은 한 박을 셋으로 쪼개는 3분박(3소박) 계열이 많다는 점이 서양 대중음악과 가장 다른 부분입니다. 그래서 오선보로 옮기면 8분의 12박자, 8분의 9박자처럼 적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한 박 안에 하나, 둘, 셋을 세며 쳐 보면 감이 잡힙니다.
자주 만나는 장단
- 굿거리장단: 3소박 4박 구조로, 보통 빠르기의 흥겨운 장단입니다. 민요와 춤 반주에 많이 쓰여 입문 단계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장단 가운데 하나입니다. 흔히 덩 기덕 쿵 더러러러 쿵 기덕 쿵 더러러러처럼 읽는 형태로 배웁니다.
- 세마치장단: 민요에서 많이 쓰는 형태는 3소박이 세 번 모인 짧은 장단(8분의 9박자 꼴)으로 설명되고, 요즘은 4분의 3박자처럼 쓰기도 합니다. 다만 판소리와 농악에서 세마치라 부르는 장단은 구조가 다르게 설명되므로, 이름이 같아도 쓰임에 따라 확인이 필요합니다.
- 중모리장단: 판소리와 산조, 민요에서 두루 쓰는 보통 빠르기의 장단입니다.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 가는 대목에 자주 나옵니다.
- 중중모리장단: 중모리보다 빠르고 흥겨운 장단으로, 춤추는 듯한 대목에 많이 쓰입니다.
- 자진모리장단: 3소박 4박으로 묶어 치는 빠른 장단입니다. 긴박하거나 신나는 장면에 쓰여, 판소리에서 사건이 빠르게 전개될 때 자주 들립니다.
- 휘모리장단: 자진모리보다 더 빠르게 몰아치는 장단입니다.
- 진양조장단: 가장 느린 장단으로, 판소리와 산조의 깊은 대목을 이끕니다.
처음 연습하는 순서
- 덩, 쿵, 덕을 따로 쳐 보며 소리가 분명하게 나는 자리와 힘을 찾습니다.
- 굿거리처럼 익숙한 장단을 구음으로 먼저 소리 내어 읽습니다. 입으로 못 읽는 장단은 손으로도 흔들립니다.
- 아주 느린 속도로 한 장단을 반복하고, 메트로놈을 한 박에 맞춰 둡니다.
- 익숙해지면 아는 민요를 틀어 놓고 장단을 맞춰 봅니다. 노래와 함께 치면 장단의 첫 박이 어디서 돌아오는지 몸으로 익힐 수 있습니다.
- 기덕, 더러러러 같은 꾸밈은 기본 장단이 안정된 뒤에 더합니다.
자세와 채 잡기
- 바닥에 앉아 칠 때는 책상다리로 앉아 장구를 몸 정면에 두고, 채편이 오른쪽에 오도록 놓습니다. 의자에 앉아 칠 때는 장구 받침대를 쓰기도 합니다.
- 열채는 엄지와 검지로 가볍게 쥐고 나머지 손가락은 받쳐 주기만 합니다. 손목의 탄력으로 쳐야 소리가 맑고 오래 쳐도 덜 지칩니다.
- 북편은 손바닥 전체로 울려 주듯 칩니다. 손을 너무 오래 붙이고 있으면 소리가 먹히니, 치고 바로 떼는 감각을 익히세요.
- 어깨와 팔에 힘이 들어가면 장단이 빨라질수록 금방 굳습니다. 거울을 보며 어깨가 올라가지 않는지 확인해 보세요.
- 장구 줄(조임줄)을 당겨 가죽의 팽팽함을 조절하면 소리가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선생님께 알맞은 상태를 배워 두면 좋습니다.
장단을 귀로 익히는 법
장구를 치지 않더라도 민요나 판소리를 들으며 장단의 첫 박(합장단)에서 무릎을 쳐 보세요. 한 장단이 돌아오는 주기를 느끼기 시작하면 판소리의 고수가 왜 그 자리에서 추임새를 넣는지 들리기 시작합니다.
혼자 연습할 때는 휴대전화로 내 연주를 녹음해 들어 보세요. 치는 동안에는 일정하다고 느꼈던 장단이 녹음으로 들으면 빨라지거나 첫 박이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단이 흔들리는 곳을 찾으면 그 부분만 느리게 반복하면 됩니다.
장단의 정확한 박 구조와 표준적인 해설은 국립국악원 자료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장단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우면서 헷갈렸던 장단이나, 연습할 때 효과를 본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