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 입문 가이드: 차의 종류(녹차·발효차·홍차)와 다구 이름(다관·숙우·찻잔·차시)
TUREFF• •0
다도라고 하면 격식 있고 어려운 의식을 떠올리기 쉽지만, 시작은 단순합니다. 좋은 찻잎을 알맞은 물로 우려 정성껏 나누어 마시는 것이 다도의 기본입니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알아 두면 좋은 차의 종류와 다구 이름을 정리했습니다.
차의 종류: 발효 정도로 나눕니다
녹차, 홍차, 우롱차, 보이차는 모두 같은 차나무 잎으로 만듭니다. 맛과 색이 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찻잎을 얼마나 산화(흔히 '발효'라고 부릅니다)시키느냐에 있습니다.
- 녹차(불발효차): 딴 잎을 곧바로 덖거나 쪄서 산화를 막은 차입니다. 맑은 연둣빛에 풋풋하고 구수한 맛이 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솥에 덖어 만드는 덖음차가 많습니다.
- 백차(약발효차): 찻잎을 거의 손대지 않고 시들려 말린 차로, 은은하고 부드러운 맛이 납니다.
- 우롱차(반발효차, 청차): 산화를 중간에 멈춘 차입니다. 꽃향부터 구운 향까지 폭이 넓습니다.
- 홍차(완전발효차): 산화를 충분히 진행시킨 차로, 붉은 찻물과 진한 맛이 특징입니다.
- 보이차 같은 후발효차: 만든 뒤에도 미생물에 의한 숙성이 이어지는 차입니다. 오래 묵히며 마시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발효차'라고 부르는 차는 보통 녹차보다 산화를 더 진행시켜 만든 차를 말하며, 만드는 곳마다 산화 정도가 다릅니다. 우리 동네 다원이나 차 가게에서 어떤 방식으로 만든 차인지 물어보면 맛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밖에 대추차, 유자차, 국화차처럼 차나무 잎이 아닌 재료로 만든 대용차도 넓은 의미에서 차로 즐깁니다.
기본 다구 이름
다구는 차를 우리고 마시는 데 쓰는 도구입니다. 처음부터 모두 갖출 필요는 없고, 아래 다섯 가지 정도면 충분합니다.
- 다관(차호): 찻잎을 넣고 물을 부어 차를 우리는 주전자입니다. 손잡이 위치에 따라 옆손잡이, 뒷손잡이, 윗손잡이 다관이 있습니다.
- 숙우: 끓인 물을 잠시 부어 알맞은 온도로 식히는 그릇입니다. 물을 식히는 것이 본래 쓰임이고, 우린 차를 옮겨 담아 여러 잔의 농도를 고르게 맞추는 데 쓰기도 합니다. 중국식 다구에서는 이 역할을 하는 그릇을 공도배라고 부릅니다.
- 찻잔: 녹차는 찻물 색을 보기 좋도록 안쪽이 흰 잔을 많이 씁니다. 잔 받침(찻잔 받침)과 함께 냅니다.
- 차시(차칙): 찻잎을 떠서 다관에 넣는 찻숟가락입니다. 대나무나 나무로 만든 것이 흔합니다.
- 퇴수기: 다구를 데운 물이나 버리는 물을 받는 그릇입니다.
여기에 차를 담아 두는 차호(차통), 다구를 닦는 다건(차수건), 다구를 올려놓는 다판이나 차상을 더하면 기본 찻자리가 됩니다.
처음 다구를 고를 때
- 작은 다관부터: 혼자나 둘이 마신다면 작은 다관이 다루기 쉽고, 찻잎도 적게 듭니다.
- 거름망 확인: 다관 안쪽 거름 구멍이 촘촘해야 찻잎이 잔으로 덜 넘어옵니다.
- 손에 쥐어 보기: 물을 채우면 생각보다 무거워집니다. 따를 때 손목이 편한지 확인하세요.
- 세트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집에 있는 작은 주전자와 머그컵, 물 식힐 그릇 하나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구 관리 기본
- 세제는 되도록 쓰지 않습니다. 특히 유약을 바르지 않은 다관은 세제 냄새가 배기 쉬워, 뜨거운 물로 헹구고 부드러운 솔로 닦는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 찻잎은 바로 비웁니다. 다 마신 찻잎을 다관에 오래 두면 냄새와 얼룩이 남습니다.
- 충분히 말려서 보관합니다. 뚜껑을 덮은 채 젖은 상태로 두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뚜껑을 열어 두고 완전히 말린 뒤 정리하세요.
- 찻물 얼룩: 찻잔 안쪽에 생기는 갈색 찻물 얼룩은 부드러운 천으로 자주 닦아 주면 덜 쌓입니다.
처음 마셔 볼 차 고르기
어떤 차부터 마셔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리나라 녹차 한 가지와 홍차나 발효차 한 가지를 함께 사서 같은 날 비교해 보세요. 산화 정도에 따라 색과 향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한 번에 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적은 양으로 포장된 제품을 여러 개 사는 편이 부담이 적습니다.
마신 차의 이름, 물 온도, 우린 시간, 맛의 느낌을 짧게 기록해 두면 내 입맛에 맞는 차와 방법을 훨씬 빨리 찾을 수 있습니다. 같은 차도 날씨와 기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차의 재미입니다.
다도는 '마음가짐'이 반이다
우리나라 다도에서는 형식보다 차를 대하는 정성과 함께 마시는 사람에 대한 배려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찻잎을 아끼고, 물 온도를 살피고, 손님이 편하게 마시도록 돕는 것이 다도의 핵심입니다. 형식은 그다음에 천천히 익혀도 됩니다.
처음 마셔 본 차나 처음 산 다구 이야기, 다구 고를 때 궁금한 점을 댓글로 나눠 주세요. 함께 차 이야기를 나누는 방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