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리기 쉬운 높임법: 커피 나오셨습니다, 압존법, 계시다와 있으시다,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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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임말은 많이 쓸수록 공손해 보일 것 같지만, 높일 대상이 아닌 것을 높이거나 '-시-'를 겹겹이 붙이면 오히려 어색해집니다. 회사와 가게에서 자주 틀리는 높임 표현을 예문으로 정리했습니다.
사물은 높이지 않습니다
-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
- 그 상품은 품절이세요 → 그 상품은 품절입니다
- 사이즈가 없으세요 → 사이즈가 없습니다
- 포장이세요? → 포장해 드릴까요?
'-시-'는 문장의 주어가 높여야 할 사람일 때 붙입니다. 커피, 상품, 사이즈는 사람이 아니므로 높이지 않습니다. 손님을 높이고 싶다면 '주문하신'처럼 손님이 주어인 부분에서 높이면 충분합니다.
이런 사물 존대는 꾸준히 지적되어 왔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2026년 2월 발표한 공공언어 국민 설문조사(2025년 12월, 14~79세 3,000명 대상)에서도 '과도한 높임 표현'을 바꿔 써야 한다는 응답이 93.3%로 가장 많았고, '커피 나오셨습니다'는 '커피 나왔습니다'로,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는 '말씀이 있겠습니다'로 고쳐 쓰는 예가 함께 제시되었습니다.
계시다와 있으시다
- 계시다: 높일 사람이 직접 어디에 있을 때. 사장님은 회의실에 계십니다.
- 있으시다: 높일 사람과 관련된 것이 있을 때(간접 높임). 사장님께서 하실 말씀이 있으시겠습니다. 부장님은 오늘 약속이 있으십니다.
'말씀이 계시겠습니다'는 말씀을 사람처럼 높인 것이라 어색합니다. '말씀이 있으시겠습니다'나 '말씀이 있겠습니다'로 쓰세요. 같은 이유로 '따님이 계세요?'는 따님이 그 자리에 있느냐는 뜻이고, 자녀가 있느냐고 물을 때는 '따님이 있으세요?'가 자연스럽습니다.
직장에서는 압존법을 쓰지 않는 것이 표준입니다
압존법은 듣는 사람이 말 속의 인물보다 윗사람일 때 그 인물을 높이지 않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부장에게 과장 이야기를 하면서 '과장은 외근 갔습니다'라고 하는 식입니다.
국립국어원은 직장과 사회에서는 압존법을 쓰는 것이 언어 예절에 맞지 않는다고 안내해 왔습니다. 국방부도 2016년 병영 언어 지침을 바꾸며 압존법을 쓰지 않도록 했습니다. 직장에서는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 부장님, 김 과장님은 외근 나가셨습니다.
- 부장님, 이 대리님께서 자료를 보내셨습니다.
가정에서는 할아버지께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 '아버지가 아직 안 왔습니다'처럼 말하는 것이 전통적인 압존법입니다. 다만 요즘은 '아버지가 아직 안 오셨습니다'처럼 높여 말하는 경우가 더 많고, 이것을 틀렸다고 보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시-'를 겹치지 마세요
- 회장님께서 말씀하시셨습니다 → 말씀하셨습니다
- 확인해 주시겠으세요? → 확인해 주시겠어요? / 확인해 주시겠습니까?
- 이쪽으로 오실게요 → 이쪽으로 오세요 /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실게요'는 특히 병원과 매장에서 많이 들립니다. '-ㄹ게요'는 말하는 사람이 자기 행동을 약속할 때 쓰는 어미라서 상대의 행동에 붙이면 맞지 않습니다. '앉으실게요'는 '앉으세요'나 '앉아 주시겠어요?'로 바꾸면 됩니다.
여쭙다와 여쭈다
'여쭙다'와 '여쭈다'는 둘 다 표준어입니다. 윗사람에게 묻거나 말씀드릴 때 씁니다.
- 부장님께 일정을 여쭤보겠습니다 (여쭈어 보겠습니다)
- 사장님께 여쭙겠습니다
'여쭤봐 주세요'처럼 상대가 윗사람에게 묻는 일을 부탁할 때도 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랫사람에게 하는 질문에는 쓰지 않습니다.
수고하세요는 윗사람에게 피하는 편이 무난합니다
'수고'는 일을 하느라 애쓴다는 뜻이라,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수고하세요'라고 하면 '애써서 일하라'는 지시처럼 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공식 규정으로 금지된 말은 아니지만, 직장에서는 다른 표현을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 퇴근할 때: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일을 마친 윗사람에게: 고생 많으셨습니다, 애쓰셨습니다
- 도움을 받았을 때: 감사합니다
메일과 메신저 예시
- 자료 보내 드렸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O)
- 자료 보내 주셨습니다 → 상대가 보낸 것이 아니라면 '보내 드렸습니다'
- 회의는 3시에 시작하겠습니다. (회의를 높이지 않음)
- 문의하신 내용은 담당자가 확인 중입니다. (확인 중이십니다 X)
- 대표님께서 내일 참석하십니다. (O)
정리하면, 높임은 '누가 이 행동을 하는가'를 보고 붙이면 됩니다. 주어가 높일 사람이면 '-시-'를 한 번, 사물이나 나 자신이면 붙이지 않습니다.
평소 헷갈렸던 높임 표현이나 회사에서 들은 어색한 존댓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어떻게 고쳐 쓰면 좋을지 함께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