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처음 시작하는 법: 어항 크기, 여과기, 히터, 물잡이 기간과 첫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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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를 키워 보고 싶어 어항을 사 오면, 대부분 그날 바로 물고기를 넣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초보 물생활이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가 바로 이 조급함입니다. 물고기가 살 수 있는 물은 수돗물을 채운다고 생기지 않고, 시간을 들여 "만들어야" 합니다. 어항 고르기부터 첫 물고기를 넣는 시점까지 차근차근 정리했습니다.
어항 크기: 작을수록 어렵습니다
작은 어항이 관리하기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물이 적으면 먹이 찌꺼기 조금, 기온 변화 조금에도 수질과 수온이 크게 흔들립니다.
- 처음이라면 둘 공간과 무게가 허락하는 한 조금 큰 어항이 실수를 너그럽게 받아 줍니다.
- 물은 1리터에 약 1kg입니다. 바닥재, 돌, 유목까지 더하면 생각보다 훨씬 무거우니 받침대나 가구가 충분히 튼튼한지 확인하세요.
- 직사광선이 드는 창가는 이끼와 수온 변화가 심합니다. 콘센트가 가깝고, 물을 나르기 편하고, 사람이 자주 지나다니며 진동이 없는 곳이 좋습니다.
꼭 필요한 장비
- 여과기: 물을 거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여과재에 사는 유익한 세균이 물고기 배설물에서 나온 독성 물질을 분해합니다. 걸이식, 스펀지, 외부식, 측면식 등 형태는 다양하니 어항 크기와 관리 편의에 맞춰 고르세요.
- 히터: 구피, 네온테트라 같은 열대어는 따뜻하고 일정한 수온이 필요합니다. 온도 조절 기능이 있는 히터와 별도의 수온계를 함께 쓰세요.
- 조명: 관상용이자 수초용입니다. 하루 켜는 시간을 일정하게 정해 두면 이끼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 뚜껑: 물 증발과 물고기 점프를 막아 줍니다.
- 수질 테스트 키트: 암모니아, 아질산, 질산염을 볼 수 있는 키트. 물잡이 기간에 특히 중요합니다.
- 물갈이 도구: 사이펀(호스), 양동이, 염소 제거제(물 컨디셔너).
물잡이: 질소 사이클이란?
물고기 배설물과 남은 먹이는 분해되면서 암모니아를 만듭니다. 암모니아는 물고기에게 독성이 강합니다. 다행히 자연에는 이를 바꿔 주는 세균이 있습니다.
- 암모니아 → 아질산: 한 종류의 세균이 암모니아를 아질산으로 바꿉니다. 아질산도 여전히 독성이 있습니다.
- 아질산 → 질산염: 다른 세균이 아질산을 질산염으로 바꿉니다. 질산염은 훨씬 덜 해롭고, 정기적인 물갈이와 수초가 줄여 줍니다.
이 세균들이 여과재와 바닥재에 충분히 자리 잡는 과정이 바로 물잡이입니다. 새 어항에는 이 세균이 거의 없어서, 처음부터 물고기를 많이 넣으면 암모니아가 쌓여 며칠 만에 폐사가 일어납니다. 흔히 "새 어항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물잡이 기간은 얼마나?
여러 안내에서 대체로 3~8주 정도를 말하지만, 수온, 암모니아 공급원, 세균제 사용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수온이 따뜻하면 조금 빠르고, 이미 잘 돌아가는 어항의 여과재를 일부 얻어 와 넣으면 크게 단축되기도 합니다. 시판 박테리아제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달력보다 테스트 결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물잡이 동안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 여과기와 히터는 계속 켜 둡니다. 세균은 흐르는 물과 산소가 필요합니다.
- 소량의 사료나 물잡이용 암모니아원을 넣어 세균의 먹이를 공급하는 방식이 많이 쓰입니다(물고기 없이 하는 물잡이).
- 2~3일에 한 번 정도 수질을 측정해 기록합니다. 암모니아가 오르고, 아질산이 오르고, 그다음 둘이 떨어지며 질산염이 나타나는 흐름을 보게 됩니다.
첫 물고기는 언제 넣나요?
암모니아와 아질산이 모두 0으로 측정되고 질산염이 검출될 때가 물잡이가 끝난 신호로 흔히 쓰입니다. 그다음에도 서두르지 마세요.
- 입수 전에 질산염을 낮추기 위해 부분 환수를 한 번 합니다.
- 처음엔 적은 수만 넣습니다. 세균 양은 들어온 먹이만큼 천천히 늘어나기 때문에, 한꺼번에 가득 채우면 다시 균형이 깨집니다.
- 몇 주에 걸쳐 조금씩 늘리고, 늘릴 때마다 며칠간 수질을 다시 확인합니다.
- 데려온 물고기는 봉지째 어항에 띄워 수온을 맞춘 뒤, 어항 물을 조금씩 봉지에 섞어 적응시키고, 가게 물은 되도록 어항에 붓지 않습니다.
초보가 자주 하는 실수
- 여과재를 수돗물로 박박 씻기: 소독 성분이 세균을 죽입니다. 여과재는 환수할 때 빼낸 어항 물에 가볍게 헹구세요.
- 먹이 과다: 몇 분 안에 다 먹을 만큼만 줍니다. 남은 먹이는 그대로 암모니아가 됩니다.
- 전체 물갈이: 물을 전부 바꾸면 수질이 급변해 오히려 위험합니다. 부분 환수가 기본입니다.
- 수온계 없이 히터만 믿기: 히터 고장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어항은 "물고기를 키우는 일"이기 전에 "세균과 물을 키우는 일"입니다. 이 단계를 지나면 그다음부터는 훨씬 수월해집니다. 물잡이 하면서 측정값이 이상하게 나오거나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질문해 주세요. 내가 겪은 첫 어항 이야기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