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수경재배 시작하기: 담액식·NFT·심지식 차이와 쉬운 작물 추천
TUREFF• •0
수경재배는 흙 대신 물에 녹인 양분(양액)으로 식물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흙을 들일 필요가 없어 베란다나 거실 한쪽에서도 깔끔하게 시작할 수 있고, 뿌리가 자라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어 아이와 함께 하기에도 좋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분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방식의 차이와 첫 작물 고르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수경재배가 흙과 다른 점
흙은 양분을 붙잡아 두고, 물이 빠지면서 뿌리에 공기가 들어갑니다. 수경재배에서는 이 두 가지를 사람이 직접 챙겨야 합니다.
- 양분: 맹물에는 식물이 자랄 양분이 거의 없습니다. 수경재배용 비료를 물에 녹인 양액을 씁니다.
- 산소: 뿌리도 숨을 쉽니다. 뿌리가 물에 잠겨 있으면 공기를 넣어 주거나, 뿌리 일부가 공기에 닿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 빛: 흙 재배와 똑같이 빛이 부족하면 웃자랍니다. 창가 빛이 약하면 식물등을 함께 씁니다.
대표적인 방식 네 가지
- 담액식(DWC): 뿌리를 양액에 담가 두고 에어펌프로 기포를 넣어 산소를 공급합니다. 구조가 단순하고 잎채소가 잘 자라 가정용으로 많이 씁니다.
- 무순환 담액식(크라키 방식): 펌프 없이 화분을 양액 위에 걸어 둡니다. 식물이 양액을 빨아들이면서 수위가 내려가고, 그 사이에 생긴 빈 공간으로 뿌리 윗부분이 공기를 얻습니다. 미국 하와이대학의 크라키(B. A. Kratky)가 소개한 방법으로, 상추처럼 작은 잎채소에 잘 맞습니다.
- NFT(박막 수경): 살짝 기울인 관이나 홈통으로 양액을 얇게 흘려 뿌리 밑을 적시는 방식입니다. 양액이 계속 순환해 산소 공급이 좋지만, 펌프가 멈추면 뿌리가 금방 마르므로 정전이나 고장에 대비해야 합니다.
- 심지식: 천이나 끈 같은 심지가 모세관 현상으로 양액을 배지까지 끌어올립니다. 전기가 필요 없어 가장 손쉽지만 물을 많이 먹는 큰 작물에는 공급이 모자랄 수 있어, 허브나 작은 잎채소에 어울립니다.
처음이라면 크라키 방식이나 심지식처럼 전기가 필요 없는 방법으로 감을 익히고, 여러 포기를 키우고 싶어지면 에어펌프를 쓰는 담액식으로 넘어가는 순서가 무난합니다.
첫 작물은 잎채소와 허브
- 상추: 수경재배 입문 작물로 가장 많이 꼽힙니다.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 바깥 잎부터 따 먹으면 한동안 계속 수확할 수 있습니다.
- 바질: 따뜻한 환경을 좋아합니다. 추운 베란다보다는 실내가 낫고, 꽃대가 올라오면 잘라 줘야 잎이 계속 납니다.
- 청경채·쌈채소·루꼴라: 잎을 먹는 채소는 대체로 수경재배에 잘 맞습니다.
- 쪽파·대파: 뿌리 달린 밑동만 있어도 다시 자라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토마토·고추·딸기 같은 열매채소도 수경으로 키울 수 있지만 빛과 양분이 훨씬 많이 들고 지지대도 필요합니다. 잎채소로 한두 번 수확해 본 뒤에 도전하는 편이 좋습니다.
준비물
- 빛이 통하지 않는 용기 (투명 용기라면 겉을 감싸 빛을 막습니다)
- 수경재배용 정식 바구니(넷팟)와 배지: 스펀지, 암면, 펄라이트, 하이드로볼 등
- 수경재배용 비료 (흙용 비료와 성분 구성이 달라 수경 전용 제품을 권합니다)
- 씨앗 또는 모종 (모종을 쓸 때는 흙을 물에 살살 흔들어 뿌리에서 완전히 털어 냅니다)
- 필요하면 에어펌프, EC·pH 측정기, 식물등
시작 순서
- 스펀지나 배지를 물에 적셔 씨앗을 넣고, 싹이 틀 때까지 마르지 않게 둡니다.
- 본잎이 나고 뿌리가 배지 밖으로 비치면 정식 바구니에 옮깁니다.
- 용기에 양액을 채우고 바구니 밑부분만 양액에 닿게 걸어 둡니다.
- 뿌리가 길게 내려가면 수위를 조금씩 낮춰 뿌리 윗부분이 공기에 닿게 합니다.
- 양액이 줄면 보충하고, 주기적으로 통째로 갈아 줍니다.
어디에 두면 좋을까
- 밝은 창가 또는 식물등 아래: 잎채소도 빛이 부족하면 금방 웃자랍니다.
- 너무 덥지 않은 곳: 양액이 데워지면 뿌리가 숨쉬기 어려워집니다. 한여름 베란다 직사광선 아래는 피하세요.
- 물이 튀어도 괜찮은 곳: 양액을 갈고 보충할 때 물이 흐르기 쉬우니 쟁반을 받쳐 두면 편합니다.
- 매일 지나다니는 곳: 수경재배는 변화가 빨라, 하루 한 번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일찍 잡을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
- 맹물만 주기: 처음 며칠은 씨앗 속 양분으로 버티지만 곧 잎이 노랗게 됩니다.
- 양액을 진하게 타기: 많이 줄수록 잘 자란다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제품 설명서의 희석 비율을 지키세요.
- 투명 용기 그대로 쓰기: 빛이 들어가면 양액에 녹조가 생깁니다.
- 빛 부족: 실내 창가에서는 줄기만 길어지기 쉽습니다.
수경재배는 작은 컵 하나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 키워 본 작물, 써 보니 편했던 방식이나 실패담을 댓글로 나눠 주시면 막 시작하는 분들께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