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셰이크·스터·빌드 차이: 어떤 칵테일에 어떤 기법을 쓰나, 얼음과 희석
TUREFF• •0
칵테일 레시피를 보면 "셰이크한다", "스터한다", "빌드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온도, 질감, 맛이 달라집니다. 홈텐딩을 시작했다면 세 가지 기법의 차이와 언제 무엇을 쓰는지부터 알아 두면 좋습니다.
세 기법의 공통 목적: 섞고, 차갑게, 희석하기
칵테일을 만드는 과정은 단순히 재료를 섞는 것이 아닙니다. 얼음과 함께 섞으면서 차갑게 만들고, 녹은 얼음물로 적당히 희석하는 과정입니다. 희석은 "물을 탄다"는 나쁜 의미가 아니라, 독한 알코올의 날카로움을 누그러뜨리고 재료끼리 어우러지게 하는 칵테일의 일부입니다. 너무 적으면 맵고 거칠고, 너무 많으면 밍밍해집니다.
셰이크(Shake): 흔들어서 섞기
셰이커에 재료와 얼음을 넣고 세게 흔드는 방법입니다.
- 맞는 칵테일: 과일즙(레몬, 라임 등), 시럽, 크림, 달걀흰자처럼 잘 섞이지 않는 재료가 들어가는 칵테일. 마가리타, 다이키리, 위스키 사워 같은 사워 계열이 대표적입니다.
- 특징: 빨리 차가워지고, 공기가 섞여 거품과 가벼운 질감이 생깁니다. 겉보기가 조금 뿌옇게 됩니다.
- 방법
- 셰이커에 재료를 먼저 넣고, 얼음을 넉넉히 채웁니다.
- 뚜껑을 단단히 닫고 한 손은 위, 한 손은 아래를 잡습니다.
- 셰이커 겉면이 아주 차가워질 때까지 힘 있게 흔듭니다. 레시피마다 다르지만 대략 10초 남짓 흔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 스트레이너로 걸러 잔에 따릅니다.
탄산은 절대 셰이커에 넣지 마세요. 흔들면 압력이 올라 뚜껑이 튀어 나가고 김이 다 빠집니다. 탄산은 따른 뒤에 잔에 채웁니다.
스터(Stir): 저어서 섞기
믹싱 글라스에 재료와 얼음을 넣고 바스푼으로 젓는 방법입니다.
- 맞는 칵테일: 술과 술, 술과 시럽·비터스처럼 투명한 재료만 들어가는 칵테일. 마티니, 맨해튼, 네그로니가 대표적이고, 올드패션드도 저어서 만듭니다.
- 특징: 공기가 거의 들어가지 않아 투명하고 매끈한 질감이 됩니다. 셰이크보다 천천히 차가워지고 희석됩니다.
- 방법: 얼음을 넉넉히 채우고, 바스푼 등을 잔 안쪽 벽을 따라 돌리듯 부드럽게 젓습니다. 얼음을 휘젓는 것이 아니라 얼음 덩어리 전체가 함께 돌게 하는 느낌입니다. 맛을 조금 보면서 차가움과 부드러움이 적당해지면 멈추고 걸러 냅니다.
빌드(Build): 잔에서 바로 만들기
마실 잔에 얼음과 재료를 차례로 넣어 완성하는 방법입니다.
- 맞는 칵테일: 하이볼, 진토닉처럼 술에 탄산이나 주스를 채우는 칵테일. 모히토처럼 잔 안에서 재료를 눌러 향을 낸 뒤 채우는 경우도 넓게 보면 빌드에 가깝습니다.
- 특징: 가장 간단하고, 탄산을 살리기 좋습니다.
- 방법: 잔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술을 넣은 뒤, 차가운 탄산을 얼음에 닿지 않게 잔 벽을 따라 천천히 붓습니다. 마지막에 바스푼으로 바닥에서 한두 번만 들어 올리듯 섞습니다. 많이 저으면 탄산이 빠집니다.
얼음 쓰는 법
- 얼음은 넉넉히: 의외지만, 얼음을 적게 넣을수록 빨리 녹아 더 묽어집니다. 셰이커와 잔에 얼음을 가득 채우는 편이 차갑고 희석이 일정합니다.
- 녹기 시작한 얼음은 피하기: 표면이 젖은 얼음은 처음부터 물이 많이 섞입니다. 냉동실에서 바로 꺼낸 얼음을 쓰세요.
- 큰 얼음과 작은 얼음: 큰 얼음은 천천히 녹아 오래 두고 마시는 칵테일에, 작은 얼음이나 부순 얼음은 빨리 차갑게 하고 싶을 때 씁니다. 부순 얼음을 쓰는 칵테일은 그만큼 빨리 묽어집니다.
- 잔도 차갑게: 얼음 없이 따르는 칵테일은 잔을 미리 냉동실에 넣어 두거나 얼음물을 채워 식혀 두면 맛이 오래 유지됩니다.
걸러 따르기
셰이크나 스터를 마친 뒤에는 녹다 남은 얼음과 과일 조각이 잔에 들어가지 않도록 걸러 따릅니다. 얼음 없이 마시는 칵테일이라면 이 과정에서 희석이 멈추므로, 섞는 시간과 걸러 내는 시점이 맛을 결정합니다. 민트나 과일 찌꺼기가 많은 경우 고운 체로 한 번 더 거르면 입에 걸리는 것이 없어집니다.
어떤 기법을 쓸지 헷갈릴 때
간단한 기준이 있습니다.
- 과일즙, 크림, 달걀이 들어가면 셰이크
- 술과 투명한 재료만 있으면 스터
- 탄산을 채우는 길쭉한 잔이면 빌드
물론 예외도 있고, 바텐더마다 방식이 다르기도 합니다. 같은 칵테일을 셰이크와 스터로 각각 만들어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실히 느껴집니다. 다만 맛을 비교한다고 여러 잔을 연달아 마시지는 말고, 양을 줄여 만들어 보세요.
여러분이 써 본 기법 요령이나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 주세요. 셰이커 없이 만든 방법 같은 아이디어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