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철새 탐조 가이드: 오리·기러기 관찰법과 AI 출입 통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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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지면 북쪽에서 내려온 오리와 기러기, 고니, 두루미가 우리나라 하천과 호수, 논을 채웁니다. 겨울은 큰 새를 무리로 볼 수 있는 계절이라 탐조를 시작하기에 좋습니다. 다만 겨울 철새 탐조에는 다른 계절에 없는 주의점이 있어 함께 정리했습니다.

겨울 철새는 어디로 가나요?

철새가 모이는 곳을 흔히 철새도래지라고 부릅니다. 이름난 곳이 아니어도 다음 조건을 갖춘 곳이면 겨울 철새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 강 하구: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먹이가 풍부하고 넓은 갯벌이 있습니다.
  • 호수와 저수지: 오리류가 물 위에서 쉬고 잠을 자는 곳입니다.
  • 추수가 끝난 넓은 논: 기러기와 두루미가 떨어진 낟알을 먹으러 내려옵니다.
  • 도심 하천: 얼지 않는 구간에 오리류가 모여, 집 근처에서도 꽤 여러 종을 볼 수 있습니다.
대규모 도래지로 알려진 곳은 지자체가 탐조 안내 시설이나 관찰대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가기 전에 해당 지자체 누리집에서 운영 여부와 출입 가능 구간을 확인하세요.

오리류 관찰 요령

오리는 겨울 탐조의 주인공입니다. 수컷은 겨울에 화려한 번식깃을 갖춰 구별하기 쉽고, 암컷은 대부분 갈색이라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수컷부터 익히세요.
  • 청둥오리: 수컷은 녹색 광택의 머리와 흰 목테가 특징입니다.
  • 흰뺨검둥오리: 암수가 비슷하게 갈색이고, 노란 부리 끝과 흰 뺨이 보입니다. 사계절 내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고방오리: 수컷은 가늘고 긴 꼬리와 목의 흰 줄이 우아합니다.
  • 쇠오리: 작은 오리로, 수컷은 밤색 머리에 눈 뒤로 녹색 띠가 있습니다.
  • 비오리, 흰뺨오리: 잠수해서 먹이를 찾는 오리로,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합니다.
수면에서 머리만 박고 먹이를 찾는 오리와 완전히 잠수하는 오리가 따로 있어, 먹는 방식만 봐도 무리를 나눌 수 있습니다.

기러기, 고니, 두루미

  • 기러기류: 큰기러기와 쇠기러기가 대표적입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논으로, 저녁에 다시 잠자리로 무리 지어 날아가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이동 시간에 맞춰 가면 하늘을 가득 메운 무리를 볼 수 있습니다.
  • 고니류: 온몸이 흰 대형 물새로, 넓은 호수나 하구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두루미류: 넓은 논과 민통선 일대 등 일부 지역에 주로 찾아옵니다.
고니와 두루미 가운데 상당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이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지정 여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유산청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시기 출입 통제

겨울 철새 탐조에서 꼭 알아야 할 부분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매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 무렵까지(보통 10월부터 2월까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운영해 왔고, 이 기간에 주요 철새도래지 일부 구간의 사람과 차량 출입을 통제합니다. 축산 관계자와 차량은 진입이 금지되고, 일반인도 통제 구간에 들어가면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기간과 통제 구간은 해마다, 그리고 발생 상황에 따라 바뀝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당 지자체 공고를 출발 전에 확인하세요.
  • 통제 구간 안내판과 차단선이 있으면 그 밖에서만 관찰하세요.
  • 가금 농장 근처는 방문을 피하고, 탐조 후에는 신발 바닥을 소독하거나 깨끗이 털어 주세요.
  • 죽은 새나 아픈 새를 발견하면 만지지 말고 지자체나 관계 기관에 신고하세요.

철새를 방해하지 않는 법

겨울 철새는 긴 비행 뒤 에너지를 아끼며 겨울을 나는 중입니다. 한 번 크게 놀라 날아오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체력을 씁니다.
  1. 무리가 고개를 들고 경계하기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멈추거나 물러서세요.
  2. 차에서 내리는 순간 새들이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를 은신처처럼 쓰는 것도 방법입니다.
  3. 큰 소리, 손뼉, 일부러 날리기는 절대 하지 마세요. 날아오르는 장면을 찍으려고 새를 놀라게 하는 행동은 가장 흔한 민폐입니다.
  4. 드론은 철새 무리 근처에서 띄우지 마세요.
  5. 먹이를 던져 주지 마세요. 사람이 주는 먹이는 무리를 한곳에 몰리게 해 질병 전파 위험을 키울 수 있습니다.

관찰하기 좋은 시간

기러기 무리는 이른 아침 잠자리에서 먹이터로 날아가고, 해 질 무렵 다시 잠자리로 돌아옵니다. 이 시간대에 맞춰 가면 하늘을 지나가는 큰 무리를 볼 수 있습니다. 오리류는 한낮에 물 위에서 쉬는 경우가 많아, 빛이 좋은 오전과 오후에 차분하게 관찰하기 좋습니다. 해를 등지고 서면 깃털 색이 훨씬 또렷하게 보이니, 관찰 위치를 정할 때 해의 방향도 함께 생각하세요.

옷차림과 준비물

물가와 들판은 도심보다 바람이 훨씬 강합니다. 방풍 겉옷, 장갑, 모자, 핫팩을 챙기고, 멀리 있는 무리를 보려면 쌍안경 외에 망원경(필드스코프)이 있으면 좋습니다. 해가 짧으니 일몰 시간을 확인하고 움직이세요. 올겨울 다녀온 탐조 장소와 본 새, 출입 통제 공고를 확인한 경험을 댓글로 나눠 주시면 다른 분들께도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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